[스페이스 몸] 여름, 밤展
작성일: 작성일2018-08-17     조회:438회

             

전시개요

전 시 명: 여름,

전시일시: 2018726() - 830() *, 월요일 휴관

전시장소: 스페이스몸미술관 제1전시장

전시작품: 회화 및 설치(오래된 조명과 책상)

홈페이지: www.spacemom.org

전화번호: 043 236 6622

주 소: 충북 청주시 흥덕구 풍년로 162 (1전시장)


 

전시내용

   하지(夏至). 일 년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뜨고 낮의 길이가 최고점을 찍는 날. 서양에서는 오래전부터 일 년 중 낮이 가장 긴 하지의 전날 밤, 기이하고 신비로운 일이 일어난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널리 알고 있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도 이 점에 착안해 쓰인 몽환적인 작품이다. 요정과 요정의 왕, 현실의 사람들이 뒤섞인 숲속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는 환상이 가득한 이야기로, 여름을 배경으로 한다. 여름과 밤, 환상을 엮은 시놉시스는 여러 장르에서 숱하게 나오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심심찮게 쓰이는 이유는 여름이 가진 독특한 계절적 매력 때문일까.

 

 

  요정의 날갯짓 소리는 아니더라도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한낮의 매미소리를 피해 어느 지하로 내려오게 된다면. 그곳이 스페이스몸미술관이라면, 관람객들에게 한낮의 꿈같은 여름밤을 선물할 수 있겠다. <여름, >은 시민참여 전시로, 작품을 감상하기보다는 참여자가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공간을 선사한다.

   

   전시장에는 보고, 그리고, 생각할 수 있는 각각의 테마를 가진 오래된 책상조명이 준비되어 있다. 책상들은 하나의 섬  같이 일정 거리를 두고 어둠 속에서 조명에 의지해 빛을 발하고 있는데, 각기 다른 빛과 색, 형을 지닌다. 70년도 향취의 조명들은 전구가 필요 이상 묵직하게 빛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정해진 각도 외의 회전이 불가능하다. 책상은 흔히 시스템 책상이라 불리는, 용도에 최적화된 상품이 아닌 빛이 바래고 칠이 드문드문 벗겨졌으며 수축과 팽창의 상처가 난, 여러모로 보기에불편한 책상이다. 하지만 그 오랜 시간이 깃든 것들 위로 팔이나 다리가 스칠 때. 손이 지나갈 때 우리는 시간의 서정성, 마음을 안정시키는 알 수 없는 정서적 온도를 느낄 것이다. 나의 목과 팔을 편하게 해주는 최적화된 상품이 아닌 고정된 상판과 높이에 신체를 맞춰야 하는 노력은, 아이러니하게도 교감과 같은 기능을 하며 그로 인해 편안함을 느낀다. 외부를 감싸는 어둠과 눈앞에 떨어지는 유일한 빛의 산란 속에서, 우리는 그 편안함을 내면의 집중으로 온전히 끌어내릴 수 있다.

 

하나하나의 책상에는 참여자가 자리를 점유할 수 있도록 의자가 준비되어 있다. 의자에 앉아 책상 위를 바라보면 그곳엔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고, 용도를 알 수 없는 물체들이 놓여있기도 하며, 그림, 혹은 무언가를 기록하거나 그릴 수 있는 도구들이 놓여있다. 색색의 도구들, 시간을 가늠하기 어려운 사물들, 명확하거나 권유하는 지시어를 발견할 수도 있겠다. 참여자는 한곳에 머물거나 곳곳에 놓인 책상을 여행하듯 돌아다니며 원하는 만큼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개별성이 강한 독특한 테마의 책상들을 직접 선택하거나 지나치면서, 작품에 손때가 묻을까 뒤에서 감시하는 사람 없이 참여자는 무언가를 그리거나 쓰고 생각하는 능동적 주체로서 미술관에 자리한다. 벽이나 바닥에 설치된 작품들은 어둠 속에서 책상 위 조명들에 의해 모습을 드러내는데, 분명치 않은 형태와 색은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미술관에서 유일한 관찰대상이라는 자리를 이탈한다. 작품은 유일한 감상 대상이 아니며 관람객은 시선은 작품을 향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책을 펼쳐서 읽어도 좋고 책상 위에 놓인 책을 읽어도 좋으며, 끼고 있던 이어폰을 빼지 않아도 된다. 어둠 속에 자리한 책상에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보게 될까. 그것은 그 자리에 자리하기 전엔 모르는 일이며 잠시 더위를 식히다 나가는 자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비밀스러운 기대감을 피해 가긴 어려울 것이다.

 

<여름, >은 한여름 낮에 만날 수 있는 비현실적이지만 존재하는 공간으로써, 미술관이라는 행동 제약적인 장소에서 개인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장소로 변신한다. 그리고 그 지나간 흔적들은 알게 모르게 공유 될 것이다. 문 하나 열면 달라지는 세계를 경험하듯 미술관을 빠져나갈 때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방금 나온 곳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본 협회는 스페이스 몸에서 보내주신 홍보자료를 활용하여 홈페이지에 공지합니다.